사전청약 앞둔 3기 신도시…인천 계양 등 '전세 난민' 우려

입력 2021-07-14 17:33   수정 2021-07-15 00:53


"올 들어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뛴 단지가 수두룩합니다. 전세 매물이 나오는 족족 계약이 이뤄지다 보니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예요."(인천 계양구 박촌동 B공인 대표)

16일 시작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아파트 사전청약을 앞두고 청약 대상지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청약 당첨 가능성을 높이려는 예비 대기자들의 전세 수요가 몰린 여파다. 이번 사전청약에선 전체 분양 물량의 30~50%가 해당 지역(시·군)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천 계양 등 토지 보상이 지지부진한 청약 예정지에 무턱대고 전셋집을 구했다가 장기간 '청약 난민'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주가 늦어져 청약 당첨자들이 기약 없는 전세살이를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전세 씨 마른 인천 계양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첫 번째 사전청약 물량인 4333가구가 16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이달 말부터 사전청약을 받는다. 인천 계양(1050가구)과 경기 성남 복정1(1026가구), 의왕 청계2(304가구), 남양주 진접2(1535가구), 위례(418가구) 등 다섯 곳이다.

이 중 전세난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은 유일한 3기 신도시인 인천 계양이다. 사전청약 물량 중 절반을 인천과 서울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는 경기 거주자에게 배정하는 곳이다. 당첨 확률을 높이려는 청약 대기자들이 몰리면서 인근 인천 지하철 1호선 박촌역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

박촌동 ‘계양 한양수자인’(376가구) 전용면적 84㎡는 5억1000만~5억8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2월 3억4000만원에 거래된 지 5개월 만에 호가가 많게는 2억4000만원 뛰었다. 박촌동 T공인 대표는 “전세가 귀해지자 며칠 새 호가를 5000만원 넘게 올린 집주인도 있다”고 했다. 전체 670가구인 박촌동 ‘한화꿈에그린’은 현재 나와 있는 전세 매물이 한 개도 없다.

인천 계양은 토지 보상 작업이 순탄치 않아 입주가 당초 계획(2025년)보다 장기간 지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약 2주 뒤 청약이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토지주들 반발로 토지 보상률은 60.7%에 그치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통상 토지 보상이 완료된 뒤 입주까지 3~5년 정도 걸리지만 토지 보상이 지지부진하면 수년이 더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청약에 당첨돼도 입주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희망 고문’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성남 복정1 “분양가 비싸다” 지적
중소 규모 택지개발 지구인 성남 복정1과 남양주 진접2 역시 전셋값이 오름세다. 두 지구는 토지 보상이 끝났다. 복정1 인근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4089가구) 전용 74㎡ 호가는 8억원으로 5월 말 실거래가(6억5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올랐다. 복정1 북쪽 위례신도시에 있는 수정구 창곡동 ‘위례 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1540가구) 전용 84㎡ 전세 호가도 최근 한 달 새 5000만원가량 뛴 8억원 수준이다.

서울 지하철 8호선이 관통하는 복정1은 서울 강남권 출퇴근이 편리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차 사전청약 5개 지역 중 분양가가 가장 비싸 인천 계양만큼 전세 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 5일 복정1에 공급되는 전용 59㎡ 분양가를 6억8000만~7억원으로 추정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본청약 때 확정되는 분양가는 이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복정1 전용 59㎡ 분양가는 인근 수정구 태평동 ‘가천대역 두산위브’ 전용 59㎡의 최근 실거래가(6억9800만원·6월)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남양주 진접2는 5개 청약 대상지 중 분양가가 가장 저렴하고 사업 속도도 빨라 20~30대 젊은 층의 관심이 높다. 이달 초 2억52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된 진접읍 금곡리 ‘신안인스빌’(1100가구) 전용 84㎡ 호가는 현재 4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금곡리 S공인 대표는 “진접2는 같은 생활권인 남양주 왕숙1 토지 보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점이 변수로 꼽힌다”고 말했다.

인천=박주연/성남=이혜인/남양주=맹진규 기자 grump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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